가장 먼저 대조해야 할 두 숫자는 무엇인가

가장 기본적인 확인은 카드 명세서에 찍힌 실제 청구 금액과, 대행사가 보내온 집행 보고서·매체비 계산서상의 금액을 나란히 놓고 항목별로 맞춰보는 것입니다. 국내 통용 관행상 대행사는 매체사에 매체비를 먼저 지급해 광고를 집행한 뒤, 익월에 광고주에게 직전 월 광고 집행 보고서와 매체비 계산서를 송부합니다. 이 보고서에 적힌 캠페인별 지출액 합계가 실제 카드 청구액과 다르다면, 그 차액이 어디서 발생했는지부터 물어야 합니다. 차액이 매번 대행사에 유리한 방향(더 적게 보고되거나 수수료가 이중으로 붙는 방향)으로 나타난다면 의심할 근거가 됩니다.

해외 매체 결제에서 특히 조심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

대행사가 자기 명의 카드로 구글 애즈·메타 같은 해외 매체 광고비를 대신 결제하고 나중에 광고주에게 청구하는 구조를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조심해야 할 게 해외 원화결제(DCC, Dynamic Currency Conversion)입니다. DCC는 해외 가맹점 결제 시 현지 통화 대신 원화로 자동 전환해 결제하는 서비스인데, DCC 중계업체가 임의로 정한 환율이 적용돼 결제금액의 3~8% 수준의 추가 수수료가 붙습니다. 현지통화로 결제하면 카드사가 제공하는 공식 환율이 적용돼 이 추가 수수료를 피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3~8%가 카드 명세서상에서 "환전 수수료"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총 청구액에 섞여 보인다는 점입니다. 대행사가 이 구조를 그대로 광고주에게 청구하면서 별도로 설명하지 않으면, 광고주는 실제보다 부풀려진 매체비를 정상 매체비로 알고 지불하게 됩니다. 국내 주요 카드사는 해외 원화결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설정 기능을 제공하며, 결제 시 현지통화 금액 외에 KRW(원화) 금액이 함께 표시되면 DCC가 적용된 것이므로 서명 전에 거래통화를 확인해야 합니다. 대행사 카드로 결제하는 구조라면 "현지통화 결제로 진행했는지" 한 번 확인을 요청해보는 것만으로도 부풀려진 수수료를 걸러낼 수 있습니다.

계정을 직접 보면 더 확실하지 않을까

가장 확실한 방법은 대행사를 거치지 않고 매체 시스템에서 실제 청구 내역을 직접 보는 것입니다. 구글 애즈는 계정 사용자를 초대할 때 이메일 전용, 결제, 읽기 전용, 표준, 관리 중 하나의 액세스 수준을 선택해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 중 "결제" 또는 "읽기 전용" 권한만 별도로 요청해두면, 대행사가 보내는 보고서를 기다리지 않고도 실시간 청구 내역과 결제 수단별 지출 현황을 직접 조회할 수 있습니다. 메타 비즈니스 관리자도 광고 계정에 대한 접근·편집 권한을 세분화해서 부여할 수 있는 구조이므로 마찬가지로 확인 권한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다른 업체 광고비로 전용됐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

카드 결제 구조에서 "우리 광고비가 다른 업체 광고에 쓰였는지"를 직접 증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간접적인 신호는 있습니다. 첫째, 매체 계정에서 확인한 실제 집행액(캠페인별 지출 합계)이 대행사가 청구한 금액보다 지속적으로 적다면, 그 차액의 용처를 서면으로 소명하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둘째, 대행사가 여러 광고주를 한 계정에서 묶어 운영하는 구조라면 개별 지출 내역이 원천적으로 섞여 보이기 쉬우므로, 이 경우엔 계정 분리 자체를 요구하는 게 우선입니다.

네이버 광고주센터는 광고 계약 사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체크리스트로 "월정액제 제안", "상위 노출 보장", "별도 대행 수수료 요구", "과도한 위약금 요구" 네 가지를 광고주가 의심해야 할 신호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결제 구조가 불투명한 대행사일수록 이런 신호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므로, 정산 내역뿐 아니라 계약 조건 자체도 같이 점검해보는 게 좋습니다.

의심되는 정황을 발견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차액을 발견했다면 감정적으로 추궁하기보다, 매체 계정에서 직접 확인한 캠페인별 지출 내역 스크린샷과 카드 명세서, 대행사가 보낸 보고서 세 가지를 나란히 정리해 서면으로 소명을 요청하는 게 순서입니다. 소명이 명확하지 않거나 반복된다면 계약 해지·환불 절차를 검토해야 하는데, 이 단계부터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불공정거래피해상담센터 같은 무료 상담 창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상담 창구는 이 과목 73편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결제수단 자체를 광고주 명의로 바꾸는 게 근본 해법 아닌가

카드 명세서와 보고서를 매번 대조하는 것 자체가 번거롭다면, 애초에 결제수단을 광고주 명의 카드·계좌로 바꾸는 게 가장 근본적인 해법입니다. 매체 광고 계정에 광고주 명의 카드를 직접 등록해두면 대행사를 거치지 않고 매체가 광고주에게 직접 청구하므로, "대행사가 다른 업체에 전용했는지" 자체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다만 이 구조로 바꾸려면 대행사와 정산 방식을 다시 협의해야 하는데, 국내 매체(네이버·카카오 등)는 매체사가 집행액의 일부를 대행사에 수수료로 지급하는 구조이고, 해외 매체(구글·메타 등)는 매체사가 별도 수수료를 지급하지 않아 대행사가 마진을 얹어 청구하는 구조라는 점을 먼저 이해하고 있어야 협상이 수월합니다.

계정 명의를 당장 바꾸기 어렵다면, 최소한 대행사에 결제 시 사용한 카드의 승인 내역(현지통화 결제인지 원화결제인지)을 캡처해서 함께 보내달라고 요청하는 것만으로도 DCC로 인한 부풀림을 상당 부분 걸러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