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지연 자체가 자동으로 해지 사유가 되나

결론부터 말하면 계약서에 명시된 의무가 무엇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산 리포트 제공이 계약서에 "매월 O일까지 제공한다"는 구체 의무로 적혀 있고, 그 의무를 반복적으로 어겼다면 계약상 채무불이행으로 다룰 여지가 커집니다. 반대로 정산 주기나 보고 의무 자체가 계약서에 명시돼 있지 않다면, 지연을 이유로 해지를 주장해도 "그런 의무가 원래 없었다"는 반박에 부딪힐 수 있습니다. 정산 주기 조항을 계약서에 숫자로 넣는 방법은 레슨 25에서 다뤘습니다.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면 왜 유리한가

서비스수준계약(SLA)에는 성과 측정에 쓰는 KPI를 정기적으로 검토·수정하는 절차, 목표 미달 시 에스컬레이션(상위 보고) 절차, 서비스 제공자가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을 때의 보상(페널티) 규정을 포함하는 것이 표준 구성으로 설명됩니다. 정산 리포트 제공도 이런 SLA적 의무의 하나로 볼 수 있어, "O개월 연속 지연 시 시정 요구, 시정되지 않으면 위약금 없이 해지 가능"처럼 단계별 조항이 있다면 실제 지연이 발생했을 때 계약서 문구만으로 해지 절차를 밟을 수 있습니다.

대행사가 원래 이런 걸 잘 안 지키는 편인가

공정거래위원회는 2013년 광고업종에서 처음으로 직권조사를 실시해 매출액 1,000억 원 이상 대기업계열 광고대행사 7개를 조사했는데, 185개 수급사업자에게 하도급 대금을 최대 483일 지연 지급하거나 107개 수급사업자에게 법정지급기일을 넘겨 대금을 지급하면서 지연이자 약 1억 9천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사례가 적발됐습니다. 대기업계열 대행사도 이런 지연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았다는 건, 정산·보고 지연이 개인의 성실함 문제가 아니라 업계에 구조적으로 반복되는 패턴이라는 뜻입니다. 서면(계약서) 미교부와 대금 지연지급은 하도급법상 불공정거래행위로 자주 적발되는 유형에도 포함됩니다.

해지하기 전에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나

바로 "해지하겠습니다"로 넘어가기보다, 지연 사실을 서면(이메일·문자로도 가능)으로 남겨 시정을 요구하고, 합리적인 유예 기간을 준 기록을 만들어두는 편이 실제 해지 시 근거가 됩니다. 예를 들어 "정산 리포트가 계약서상 기한을 O회 이상 넘겼으므로, 이번 정산분부터 O일 이내 제공을 요청하며 지켜지지 않을 경우 계약 해지를 검토하겠다"는 내용을 서면으로 보내두면, 나중에 해지가 정당했는지를 두고 다툼이 생겼을 때 절차를 지켰다는 증거가 됩니다.

반복되는 지연은 왜 그냥 넘기면 안 되나

한두 번의 지연은 담당자 사정으로 볼 수도 있지만, 매달 반복된다면 그 자체가 계약 이행 능력에 대한 신호로 봐야 합니다. 정산 리포트가 없으면 광고비가 실제로 어디에 얼마나 쓰였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고, 그 상태로 몇 달이 지나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그동안 뭘 근거로 지불했는지"조차 재구성하기 어려워집니다. 지연이 반복되는 시점부터는 단순히 기다리기보다, 매번 지연된 날짜와 사유를 짧게라도 기록해두는 습관이 나중에 해지나 상담을 진행할 때 유용한 증거가 됩니다.

계약서에 아무 규정이 없다면 어디서 확인해야 하나

계약서에 정산 리포트 관련 의무나 해지 사유가 아예 규정돼 있지 않다면, 일반 민법상 채무불이행 법리로 다퉈야 하는 영역이라 개별 사안마다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임의로 해지를 단정하기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불공정거래피해상담센터나 한국공정거래조정원(1544-1490)에서 계약서와 지연 이력을 갖고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담당자를 바꿔달라고 요청하는 것도 방법인가

해지까지 가지 않고도 문제를 풀 수 있는 중간 단계가 있습니다. 정산 지연이 특정 담당자의 업무 과중이나 소통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면, 해지 대신 담당자 교체를 먼저 요청해볼 수 있습니다. 계약서에 "정산 지연이 O회 이상 반복될 경우 갑은 담당자 교체를 요청할 수 있다"는 문구를 넣어두면, 대행사 자체를 바꾸는 큰 결정 전에 시도해볼 수 있는 단계가 계약서상 절차로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