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주체를 어떤 축으로 나누나

책임 논의가 흐려지는 이유는 '누가 잘못했나'로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대신 세 가지 권한으로 나누면 정리가 됩니다. 판정 권한, 의사결정 권한, 실행 권한입니다.

판정 권한은 대체로 매체사에 있습니다. 구글은 무효 클릭을 자동 감지 시스템과 트래픽 품질 관리팀의 수동 검토로 걸러내고, 네이버는 접수된 조사요청을 자체 클릭 로그와 대조해 판정합니다. 정책 위반 여부도 매체가 정합니다. 의사결정 권한은 광고주에게 있습니다. 어떤 표현을 쓸지, 어떤 지면을 감수할지, 예산을 어디에 배분할지가 여기 속합니다. 실행 권한은 대행사에 있습니다. 설정을 걸고, 자료를 모으고, 절차를 이행하는 일입니다.

무효 트래픽 사건에서 각자는 무엇을 하나

매체사는 판정과 처리를 합니다. 구글은 확인된 무효 클릭을 보고서와 결제 금액에서 자동으로 필터링하고, 이미 청구된 건은 조정 또는 크레딧으로 반영합니다. 네이버는 무효로 인정된 클릭 비용을 비즈머니로 환급한다고 안내됩니다. 대행사는 자료를 모아 접수하고 결과를 보고합니다. 광고주는 결과를 보고 매체·상품 비중을 조정할지 결정합니다.

여기서 대행사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이 판정입니다. "이건 경쟁사 소행"이라거나 "이 트래픽은 확실히 부정"이라고 단정하면, 판정 권한이 없는 주체가 판정을 한 셈이 됩니다. 대법원 판례도 실제 광고비가 과금된 부분에 대해서만 업무방해죄를 인정했을 뿐 로그 패턴만으로 행위자를 특정할 수 있다는 취지가 아닙니다. 대행사는 관측 사실과 접수 사실까지만 확정으로 말합니다.

소재 표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표시광고법 제5조는 광고주에게 입증책임을 부여합니다. 광고에서 제시한 모든 주장에 대해 객관적 근거 자료를 준비·제출할 의무가 있고, 근거가 없으면 거짓·과장 광고로 추정됩니다. 소비자가 거짓임을 입증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일반 계약과 다릅니다.

다만 대행사가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표시광고법 제17조는 부당한 표시·광고를 하거나 다른 사업자등으로 하여금 이를 하게 한 사업자등을 처벌 대상으로 두고, 협찬 표시 위반 사건에서는 광고주·대행사·인플루언서가 모두 책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실제 적발 사례로 확인됩니다. 그래서 실무 구조는 이렇게 정리됩니다. 근거 자료 제출은 광고주 의무, 근거가 필요한 표현을 식별해 요청하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대행사 의무입니다.

개인정보 쪽은 책임이 어떻게 갈리나

관계 성격부터 정해야 합니다. 위탁자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고 위탁자의 이익을 위해 개인정보를 이전받으면 처리위탁이고, 받는 쪽이 자기 이익을 위해 쓰면 제3자 제공입니다. 두 경우는 필요한 동의와 계약 문서가 다릅니다.

위탁 관계라면 광고주에게 감독 의무가 생깁니다. 위탁자는 업무 위탁으로 정보주체의 개인정보가 분실·도난·유출·위조·변조·훼손되지 않도록 수탁자를 교육하고 처리 현황 점검 등을 통해 감독할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위탁계약서에는 법규 준수, 비밀유지, 제3자 제공 금지, 사고 시 책임 부담, 위탁기간, 처리 종료 후 반환 또는 파기 의무 등을 규정하도록 요구되고, 위탁 기간이나 계약이 종료되면 원칙적으로 5일 이내에 수탁자가 보유한 개인정보를 파기하거나 반환해야 한다고 설명됩니다. 다만 구체적 기한과 절차는 개별 계약 약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실제 계약서 문구 확인이 필요합니다.

유출 사고의 신고 의무도 미리 정해둡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34조와 시행령 제40조는 유출 등을 알게 된 때로부터 72시간 이내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또는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하도록 규정하며, 구체적 내용을 다 확인하지 못했어도 확인된 사실부터 우선 신고하고 이후 보완 신고해야 합니다. 기산점이 '알게 된 시점'이라는 점에서, 대행사가 먼저 인지했을 때 언제 누구에게 알릴지가 계약에 있어야 합니다.

계약 문서에 무엇을 넣나

서비스수준계약에는 성과 측정에 쓰는 지표를 정기적으로 검토·수정하는 절차, 목표 미달 시 에스컬레이션 절차,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을 때의 보상 규정을 포함하는 것이 표준 구성으로 설명됩니다. 리스크 대응은 여기에 세 항목을 더 붙이면 됩니다. 사고 유형별 최초 통보 시한, 판정 권한이 매체사에 있다는 확인, 그리고 광고주 강행 결정 시의 기록 방식입니다.

자산 소유 관계도 명시합니다. 광고 계정과 픽셀은 광고주 소유이고 대행사는 운영 권한만 위임받는다는 문구가 있는지가 계약 종료 시 자산 보호의 핵심이며, 계정이 대행사 명의로 개설되고 이관 조항이 없으면 종료 시 계정을 그대로 넘겨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분쟁이 실제로 생기면 어디로 가나

내부 에스컬레이션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외부 창구가 있습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 불공정거래피해상담센터는 광고 대행 계약을 포함한 불공정거래 피해 상담과 분쟁조정신청서·내용증명 서식 샘플을 제공하고,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변호사·전문가 상담을 제공합니다. 한국인터넷광고재단은 인터넷광고계약 피해자지원센터를 운영합니다.

이 창구들의 존재를 계약 단계에서 서로 알고 있는 편이 낫습니다. 분쟁이 났을 때 어디로 갈지 아는 관계는 그렇지 않은 관계보다 감정적으로 덜 번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