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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행사가 광고주 대신 정책 위반 리스크를 사전에 고지해야 하는 범위
"광고주가 요청한 대로 집행했다"는 방어는 실제 제재 국면에서 생각보다 약합니다.
핵심요약
- 표시광고법 제17조는 부당한 표시·광고를 하거나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하게 한 자를 처벌 대상으로 두므로 대행사도 시야 안에 있다
- 협찬 표시 위반 사건에서는 광고주·대행사·인플루언서가 모두 책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실제 사례로 확인된다
- 고지 범위는 '우리가 알고 있었고 광고주가 모를 수 있는 것' 전부로 잡는 편이 안전하다
- 고지는 구두가 아니라 기록으로 남기고, 광고주가 강행을 선택하면 그 선택도 기록한다
- 근거 자료 요청은 고지와 한 세트다 — 표시광고법 제5조의 입증책임은 광고주에게 있다
대행사가 왜 시야 안에 들어오나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7조는 제3조 제1항을 위반해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를 하거나 다른 사업자등으로 하여금 이를 하게 한 사업자등을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합니다. '하게 한' 주체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 대행사에게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형사처벌은 과징금·시정조치와 별개 트랙이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전속고발 대상이므로, 모든 위반이 곧바로 형사처벌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실제 사례도 있습니다. 2025년 9월 광고대행사 네오프는 2020년 7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2,337건의 게시물에서 협찬 사실을 표시하지 않도록 인플루언서에게 지시한 혐의로 적발됐고, 무료 시식·무료 숙박·원고료 등 경제적 대가 제공 사실을 숨긴 것으로 판단됐습니다. 이 사건은 광고주·대행사·인플루언서가 모두 책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무엇까지 고지해야 하나
실무 기준은 단순하게 잡는 편이 낫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고 광고주가 모를 수 있는 것 전부입니다. 대행사는 매체 정책과 심사 이력을 매일 다루지만 광고주는 그렇지 않습니다. 정보 비대칭이 있는 항목이 고지 대상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네 묶음입니다. 첫째 소재 표현의 법적 리스크입니다. 국내 1위·최고·최초 같은 배타적 최상급 표현은 공인기관 인증이나 시장점유율 조사, 제3자 통계 같은 객관적 근거가 필요하고 자체 추산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둘째 비교·비방 리스크입니다. 비교광고는 비교 대상 명시와 객관적 근거, 주요 성능·가격 비교라는 조건이 붙고, 경쟁사를 비하하는 표현은 근거가 있어도 비방광고로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 매체 정책 리스크, 넷째 개인정보 처리 구조입니다.
개인정보 쪽은 어디까지 짚어줘야 하나
광고 데이터를 다루는 이상 이 항목은 빠뜨릴 수 없습니다. 마케팅 목적의 개인정보를 광고 플랫폼에 제공할 때는 어느 회사에, 어떤 목적으로, 어떤 정보를 제공하는지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막연한 맞춤형 광고 제공이라는 표현은 충분한 고지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관계 구분도 필요합니다. 위탁자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고 위탁자의 이익을 위해 개인정보를 이전받으면 처리위탁이고, 받는 쪽이 자기 이익을 위해 쓰면 제3자 제공입니다. 두 경우는 필요한 동의와 계약 문서가 다릅니다. 도구 서버가 해외에 있다면 국외 이전 해당 여부도 확인해야 합니다. 개인정보 보호법 제28조의8은 국외 이전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고, 별도 동의나 처리방침 공개·고지 같은 법정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허용합니다. 이런 구조를 광고주가 먼저 알고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고지를 어떤 형식으로 남기나
구두 고지는 사후에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형식은 무겁지 않아도 되고, 이메일 한 통이면 충분합니다. 네 문장으로 씁니다. 어떤 표현·설정에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그 근거가 무엇인지, 우리가 권하는 대안이 무엇인지, 언제까지 회신이 필요한지입니다.
여기에 근거 자료 요청을 붙입니다. 표시광고법 제5조는 광고주에게 입증책임을 부여해 광고에서 제시한 주장에 대해 객관적 근거 자료를 준비·제출할 의무를 지우고, 근거가 없으면 거짓·과장 광고로 추정됩니다. 그래서 "이 표현을 쓰시려면 근거 자료를 주십시오"는 대행사의 방어이자 광고주를 위한 절차입니다. 자료를 받으면 캠페인 폴더에 함께 보관합니다.
광고주가 강행을 선택하면 어떻게 하나
강행 결정 자체를 막을 권한은 대행사에 없습니다. 그러나 그 결정이 어떤 정보를 받은 뒤에 내려졌는지는 기록으로 남길 수 있습니다. 회신 메일에 결정 내용이 없다면 우리가 정리해 확인 요청을 보내고, 그 스레드를 캠페인 기록에 남깁니다.
동시에 우리 쪽 한계선도 정해둬야 합니다. 명백한 위법 소지가 있는 요청은 기록만으로 정당화되지 않습니다. 허위 리뷰나 매크로 트래픽을 판매한다는 업체를 쓰자는 제안이 대표적입니다. 그런 업체 상당수가 선입금만 받고 잠적하거나 탐지에 걸려 광고주 계정이 오히려 제재당하는 구조로 보도된 사례가 있고,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합니다. 이런 요청은 수행하지 않고, 대안으로 정상 채널의 리뷰 수집·응대 절차를 제안하는 편이 옳습니다.
분쟁이 생기면 어디로 가나
고지와 기록이 있어도 분쟁은 생깁니다. 외부 창구를 미리 알아두면 대응이 빨라집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소상공인 불공정거래피해상담센터는 광고 대행 계약을 포함한 불공정거래 피해에 대해 상담을 제공하고 분쟁조정신청서·내용증명 서식 샘플과 상담사례집을 열람할 수 있게 합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변호사·전문가 상담을 온라인·전화·방문으로 제공합니다.
한국인터넷광고재단은 인터넷광고계약 피해자지원센터를 운영해 인터넷 광고 대행 계약 과정의 피해에 대한 법률 상담과 분쟁 해결 지원을 제공합니다. 지원 대상이 주로 소상공인으로 안내되므로 모든 광고주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대행사 입장에서는 광고주가 이 창구로 갈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계약·보고 투명성의 기준선으로 삼는 편이 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