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리시티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아직 불완전하다

퍼블리시티권은 초상·성명·이미지·음성·캐릭터·시그니처 포즈 등 사람의 동일성을 나타내는 요소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하지만, 한국 현행법에는 이를 명시적으로 규정한 법률 조항이 없다. 다만 특정 프로야구 선수들의 이름과 기록을 무단으로 활용한 게임 관련 사건 등 개별 판례를 통해, 법원이 사실상 이 권리를 인정하는 태도를 취해온 경향이 있다. 법에 명문 규정이 없다는 사실을 "그러니 자유롭게 써도 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한 해석이다.

법원마다 판단이 갈리는 이유

퍼블리시티권 관련 사건에서는 재판부에 따라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는 범위가 달라 통일된 대법원 판단이 아직 없는 상태다. 이는 같은 유형의 패러디 광고라도 사건마다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뜻이며, 마케터 입장에서는 "예전에 비슷한 사례가 문제없이 넘어갔으니 우리도 괜찮을 것"이라는 판단이 근거가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퍼블리시티권의 정의와 권리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는 입법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이런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패러디가 면책되려면 어떤 기준을 통과해야 하는가

창작물이 패러디로서 공정한 이용에 해당한다고 인정되면 저작권 침해 책임이 면제될 수 있는데, 법원은 이용의 목적 및 성격, 저작물의 종류 및 성격, 이용된 부분의 양과 질, 그 이용이 원저작물의 시장이나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정이용 여부를 판단한다. "재미로 만든 패러디니까 문제없다"는 식의 단순한 판단으로는 이 기준을 통과한다고 장담할 수 없으며, 특히 원저작물·원본 이미지의 상업적 가치를 그대로 가져다 광고 효과를 노리는 방식일수록 공정이용으로 인정받기 어려워진다.

유행어·시그니처 포즈만 따와도 리스크가 있다

연예인이나 셀럽의 실제 사진을 쓰지 않고, 그 사람을 연상시키는 유행어나 시그니처 포즈, 말투만 패러디해 광고에 활용하는 경우에도 "특정 인물을 연상하게 하는 고유한 특징을 이용해 이득을 취했다"는 이유로 퍼블리시티권 침해가 문제 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사진이나 실명을 직접 쓰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안전하다고 단정하기보다, 소비자가 특정 인물을 즉각 떠올릴 정도로 명확하게 연상되는 표현인지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사전 협의가 사후 대응보다 훨씬 저렴하다

퍼블리시티권 관련 리스크는 광고가 이미 노출된 이후 논란이 되면, 광고를 내리는 것만으로 문제가 끝나지 않고 손해배상 청구나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정 연예인이나 셀럽을 연상시키는 콘셉트를 기획 단계에서 발견했다면, 실제로 그 사람이나 소속사에 사전 협의를 구하거나, 아예 특정 인물을 연상시키지 않는 수준으로 콘셉트를 조정하는 것이 광고 집행 이후 대응하는 것보다 훨씬 비용이 적게 드는 선택이다.

패러디 콘셉트를 검토할 때 마케팅팀이 던져야 할 질문

새로운 캠페인 콘셉트가 특정 실존 인물을 연상시키는 요소를 담고 있다면, "일반 소비자가 이 표현을 보고 특정 인물을 곧바로 떠올릴 것인가", "이 표현이 원본의 상업적 가치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에 가까운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창작적 변형인가"라는 두 가지 질문을 기획 회의에서 먼저 던져보는 것이 좋다. 답이 애매하다면 법무 검토나 당사자 협의를 거치는 쪽으로 결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해외 셀럽·글로벌 밈을 활용할 때는 더 신중해야 한다

국내 법 해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해외 유명인이나 해외에서 유행한 밈을 국내 광고에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경우는 국내법뿐 아니라 해당 인물이 속한 국가의 법과 소속사·에이전시의 대응 방식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문제가 된다. 해외 유명인은 국내보다 초상·퍼블리시티권 보호가 더 강한 국가에 소속된 경우가 많아, 국내 기준으로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고 판단했다가 해외 에이전시로부터 강한 대응을 받는 사례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유행 중인 밈이라고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니다

인터넷에 이미 널리 퍼진 밈이라 하더라도, 그 밈이 특정 실존 인물의 영상·사진을 원본으로 하고 있다면 원본 저작권자와 그 인물의 퍼블리시티권 문제가 동시에 걸려 있는 경우가 많다. "다른 브랜드도 이미 이 밈을 광고에 썼다"는 사실이 법적 안전을 보장해주지 않으며, 오히려 여러 브랜드가 동시에 문제 제기 대상이 되는 사례로 이어질 수도 있다.

광고심의·플랫폼 정책과도 별개로 검토해야 한다

퍼블리시티권 리스크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광고 심의 기준이나 각 SNS 플랫폼의 콘텐츠 정책과는 별개의 문제다. 심의를 통과했거나 플랫폼 정책 위반으로 걸러지지 않았다고 해서 퍼블리시티권 침해 소지까지 함께 해소된 것은 아니므로, 심의·정책 통과 여부와 무관하게 별도의 법무 검토를 거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