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 권한이 남아 있을 때의 위험

계약이 끝난 뒤에도 전 대행사 담당자의 계정이 광고 관리자, 애널리틱스, CRM에 활성 상태로 남아 있으면, 의도치 않은 데이터 열람은 물론 실수나 고의로 인한 설정 변경, 심하면 예산 무단 집행 같은 위험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관계가 좋지 않게 끝난 계약일수록 이 위험은 더 커집니다. 접근 권한 회수는 계약 종료 절차에서 가장 먼저, 가장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항목이며, 다른 자산 반출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았더라도 접근 권한 회수만큼은 미룰 이유가 없습니다.

접근했던 시스템을 목록화하는 법

대행사가 실제로 접근했던 시스템(광고 관리자 계정, 애널리틱스, GTM, CRM, 클라우드 저장소, 소셜미디어 계정, 도메인·호스팅 관리 콘솔 등)을 계약 초기부터 기록해두면, 종료 시점에 무엇을 회수해야 하는지 빠짐없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계약 중간에 새로운 시스템 접근이 추가될 때마다 이 목록을 갱신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이 목록을 계약 종료 시점에야 처음 만들려고 하면, 몇 년 전에 부여했던 접근 권한을 담당자들이 기억하지 못해 누락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규 시스템에 대행사 인력을 초대할 때마다 이 목록에 한 줄씩 추가하는 것을 업무 프로세스의 일부로 만들어두면, 종료 시점에는 이미 완성된 목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비밀번호 변경이 필요한 이유와 범위

대행사 담당자에게 개별 계정을 부여하지 않고 공유 계정·공유 비밀번호를 쓰는 구조였다면, 계약 종료 시 그 비밀번호를 반드시 변경해야 합니다. 개별 계정을 부여했더라도, 대행사 인력이 그 계정 정보를 알고 있는 다른 연동 서비스가 있는지 함께 점검해야 합니다. 비밀번호 변경은 단순 형식적 절차가 아니라, 접근 권한 회수를 실질적으로 완성하는 단계입니다.

공유 계정 구조는 편의성 때문에 실무에서 자주 쓰이지만, 접근 이력이 개인별로 남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어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어떤 작업을 했는지 추적하기 어렵습니다. 가능하다면 계약 초기부터 대행사 인력별로 개별 계정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전환해두면, 계약 종료 시에도 특정 인력의 계정만 정확히 비활성화하면 되므로 회수 절차가 훨씬 간결해집니다.

결제수단 정리가 빠지기 쉬운 이유

광고 계정에 등록된 결제 카드나 자동결제 정보가 대행사 명의이거나 대행사가 관리하던 카드였다면, 계약 종료 후에도 이 결제수단이 그대로 남아 있어 예상치 못한 청구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계정 접근 권한 회수에만 집중하다 결제수단 정리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체크리스트에 별도 항목으로 명시해둬야 합니다.

특히 대행사가 초기 계정 개설을 대행하면서 자사 카드로 결제수단을 등록해둔 경우, 계약이 끝난 뒤에도 그 카드 정보가 계정에 남아 있다는 사실 자체를 광고주가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흔합니다. 계약 종료 체크리스트에 "결제수단 명의 확인"을 명시적인 항목으로 넣어, 계정을 살펴보며 등록된 카드의 명의가 누구인지 직접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표준 오프보딩 체크리스트로 만드는 법

접근 권한 회수, 비밀번호 변경, 결제수단 정리를 매번 새로 고민하지 않도록, 이 세 가지를 표준 오프보딩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3강에서 다룬 자산 반출 체크리스트와 함께 관리하는 것이 실무적입니다. 이 체크리스트는 담당자가 바뀌어도 동일한 기준으로 계약 종료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해줍니다.

오프보딩 체크리스트와 자산 반출 체크리스트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갖지만 같은 시점(계약 종료)에 함께 처리되므로, 두 체크리스트를 하나의 종료 절차 문서로 통합해두면 담당자가 순서를 헷갈리지 않고 순차적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회수 순서를 정할 때 고려할 점

접근 권한, 비밀번호, 결제수단을 동시에 처리하기 어렵다면, 위험이 큰 순서대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예산이 무단으로 집행될 수 있는 광고 계정과 결제수단 관련 항목을 가장 먼저 처리하고, 그다음 CRM·클라우드 저장소처럼 민감한 데이터가 담긴 시스템, 마지막으로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협업 툴이나 문서 공유 서비스 순으로 진행하면 한정된 시간 안에서도 가장 시급한 위험부터 줄일 수 있으며, 담당 인력이 부족해 모든 항목을 동시에 처리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특히 유용한 접근입니다.

관계가 원만하게 끝난 계약에서도 절차를 생략하면 안 되는 이유

계약이 우호적으로 종료됐다면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접근 권한 회수는 상대방에 대한 불신의 표현이 아니라, 계약이 끝난 이후에는 어느 쪽에도 그 시스템에 접근할 이유가 없다는 단순한 사실에 따른 절차입니다. 관계가 좋았던 대행사라 하더라도 담당자 개인 계정이 해킹되거나 실수로 접근 권한이 남용되는 상황은 광고주의 의도와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으므로, 관계와 무관하게 모든 계약 종료에 동일한 절차를 적용하는 것이 안전하며, 이렇게 표준화된 절차로 자리 잡아두면 관계가 좋았던 대행사에도 부담 없이 요청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