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징금 규모, 다시 정리하면

금소법상 과징금은 위반행위로 얻은 '수입등'의 최대 50% 이내에서 부과될 수 있고, 상품유형별 '수입등'은 거래금액을 기준으로 산정됩니다. 2025년 11월 19일부터 시행된 개정 감독규정은 이 틀 안에서 부과기준율을 위반의 중대성에 따라 1%에서 100%까지 세분화했습니다. 단순 절차 위반처럼 상대적으로 경미한 사안은 낮은 기준율을, 부당권유나 중요사항 설명 누락처럼 위법성이 중대한 행위는 높은 기준율을 적용받는 구조입니다.

이 세분화는 마케터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광고 문구의 사소한 표현 실수와, 소비자를 의도적으로 기만한 대규모 캠페인은 같은 '광고규제 위반'이라도 실제 부과되는 과징금 수준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감경 조건, 왜 '평소의 태도'가 중요한가

소비자보호 실태평가가 우수하거나 내부통제를 충실히 이행한 금융사는 최대 75%까지 과징금을 감경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단발성으로 사고가 터진 이후에 잘 대응했는지가 아니라, 평소에 얼마나 체계적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운영해왔는지를 감경 근거로 삼는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마케팅 조직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심의 절차 준수와 그 기록의 아카이빙입니다. 광고 하나하나가 정해진 내부심의·협회 심의 절차를 성실히 거쳤다는 기록이 쌓여 있다면, 이는 회사가 내부통제를 충실히 이행해왔다는 증거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심의 필증 아카이빙이 왜 '면책'의 첫 단추인가

2강에서 다룬 것처럼 협회 사전심의를 통과하면 심의필 번호가 부여됩니다. 문제는 이 심의필 번호와 그 번호가 부여된 시점의 원본 시안을 제대로 보관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문제가 제기됐을 때 "우리는 정식 절차를 거쳤다"는 사실을 증명할 방법이 없어진다는 점입니다. 심의를 통과했다는 사실 자체는 알고 있어도, 그 증빙 자료가 남아 있지 않으면 소명 과정에서 아무 힘을 갖지 못합니다.

특히 온라인 광고는 게재 후 크리에이티브가 자주 교체되고, 예전 버전의 이미지 파일이나 카피 원본이 삭제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심의를 통과한 버전과 실제로 게재된 버전이 100% 일치하는지까지 기록해두지 않으면, 심의 통과 사실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습니다.

아카이빙 시스템에 담아야 할 최소 요소

체계적인 아카이빙을 위해서는 최소한 다음 요소를 함께 보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심의를 신청한 원본 시안(카피, 이미지, 영상), 심의 결과와 심의필 번호, 심의 통과 일자, 그리고 실제로 게재된 최종 버전이 심의 통과 버전과 동일한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입니다. 이 네 가지가 세트로 묶여 있어야, 특정 광고에 대한 문제 제기가 들어왔을 때 "이 광고는 언제,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떤 상태로 심의를 통과했는가"를 신속하게 소명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록을 개별 담당자의 이메일함이나 개인 PC에만 흩어놓기보다, 팀 차원의 공유 폴더나 사내 시스템에 표준화된 형식으로 축적해두는 것이 담당자가 바뀌어도 기록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마케터 개인의 '고의성 없음' 소명, 어디까지 가능한가

심의 절차를 성실히 거쳤다는 기록은 회사 차원의 감경 근거가 될 뿐 아니라, 개별 담당자가 "고의로 법규를 위반하려 한 것이 아니라 정해진 절차를 따랐다"는 사실을 소명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런 기록이 실제로 마케터 개인의 법적 책임을 얼마나, 어떤 조건에서 면제해주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은 이번 조사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이는 사안별로 법무팀이나 외부 법률 자문을 통해 판단해야 하는 영역이며, 이 강의에서 "심의 기록만 있으면 개인은 면책된다"는 식으로 단정하지 않습니다.

대행사와 협업할 때 아카이빙 책임을 명확히 정해야 하는 이유

광고 제작을 외부 대행사에 맡기는 경우, 심의 신청과 시안 보관의 책임이 대행사에 있는지 금융사 내부에 있는지 모호하게 남겨두면 나중에 자료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기 쉽습니다. 대행사가 프로젝트를 마치고 나면 관련 파일을 삭제하거나 접근 권한이 사라지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계약 단계에서부터 "심의 통과 자료와 최종 게재본은 프로젝트 종료 후에도 일정 기간 금융사 측에 원본 그대로 인계한다"는 조항을 명시해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조항이 없으면, 문제가 제기된 시점에 이미 대행사와의 계약이 끝나 자료를 확보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과 마주할 수 있습니다. 아카이빙은 광고가 게재되는 순간이 아니라, 계약을 맺는 순간부터 설계돼야 하는 프로세스입니다. 대행사를 여러 곳과 동시에 운영하는 회사라면, 대행사별로 파일 명명 규칙이나 저장 형식이 제각각이어서 나중에 통합 검색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많으므로, 표준 양식을 미리 정해 모든 대행사에 동일하게 요구하는 것이 좋습니다.